로봇과 인공지능이 커피 내리고, 주차 단속하는 참 편리한(?) 세계

로봇이 커피 내려드려요

지난해 출장차 지방에 내려갔다가 서울 올라오는 길에 들른 죽전휴게소. 장거리 운전에 커피가 당기는 시간대라 신속히 주차 후 휴게소에 들어서니, ‘그것’이 눈에 딱 띄었다. 안 보려야 안 볼 수 없는 그 진기한 풍경에 발길이 저절로 옮겨진 것. 로봇이 만드는 커피 부스였던 것이다.
‘로봇이 만드는 카페모카의 맛은 어떨까?’ 카페모카 버튼을 누르고 결제를 마쳤다. 결제를 마치자 로봇 팔이 관절을 움직이며 능숙하게 커피 머신으로 다가가 에스프레소샷 2잔을 뽑아 내린다. 이어 컵에 초코 시럽을 3번 펌핑 후 뽑아 놓은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붓고 투출구를 통해 카페모카를 내놓는다. 바리스타 못잖은 모습이다. 맛은…내 입에만 맞지 않았다고 해두자. 다른 사람의 평가를 듣지 못했으니 말이다.

부정주차 꼼짝마! AI 무인단속시스템

오랜만에 찾은 공원에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걸 발견했다. 공영주차장과 거주자우선주차장을 겸해서 쓰던 공원 주변 이면 도로가에 부엉이처럼 큰 눈을 달았지만, 몸체는 왜소한(?) 이상한 게 서 있는 것이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거주자우선주차장을 중심으로 무단 주차,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해 도입해 설치한 AI무인단속시스템이란다. 그러니까… 큰 눈을 부릅뜨고 궁예질(‘다 보았느니라~’) 한다는 거지? 조금은 기괴하고 섬뜩한 느낌이다.

10년 전 창원 기계박람회 때 관절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로봇을 구경하며 신기해했었다. 이제는 서빙 로봇처럼 바퀴달린 로봇은 물론이고 관절 로봇, 홀몸 어르신의 말동무가 되어주고 교감도 하는 AI 돌봄 인형, 생성형 AI 챗GPT까지 세상은 친 인공지능 로봇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자연스럽다 못해 로며드는(로봇+스며드는) 것이다.

일하던 사람들은 어디로?

커피 내려주고, 주차 단속해주고, 사람을 돌봐주고, 정보를 찾아주는 인공지능 로봇이 마냥 반가우기만 할까? 그 일을 하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6월 4일자 한겨레 신문에는 콜센터 상담사들이 상담 노하우를 교육시키던 AI로 인해 밥줄이 끊기게 생겼다는 웃지 못 할 사연이 담겼다. 몇 년 전, 한 시중 은행 하청업체 소속 콜센터 상담사들은 고객과 나눴던 상담 내용을(녹음) 일일이 듣고 받아 적는 작업을 관리자 지시에 따라 해야만 했다고 한다. 야근, 특근을 해야 했지만 수당은 없었다. 이들이 했던 작업은 딥러닝 대화형 인공지능으로 출시돼 은행 뱅킹 서비스의 하나로 탑재된 것. 인공지능은 경험 많은 상담사들의 고객 응대 노하우와 말투까지 따라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콜센터에서는 상담사 인력을 줄여갔다. 인공지능이 상담 업무를 대신한다는 이유다.

10~20년후 운전사, 기자, 의사도 인공지능에 자리 내줄판

인공지능의 출현으로 인해 밥줄이 끊기게 생긴 건 상담사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경제예측 전문기업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먼 미래가 아닌, 당장 10~20년 후에 사라질 직업들로 텔레마케터, 섬유사업의 재봉인력, 법률 보조원, 경비원과 청소원, 택시 기사 등 대중교통 운전사, 물류 노동자, 음식 조리원, 포커 딜러 등을 꼽는다. 그밖에 건축노동자, 패션디자이너, 이발사, 미용사, 그래픽 디자이너, 기자, 카피라이터, 의사, 간호사, 교사 등도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체될 직업군으로 분류된다. 현재 잘 나가는 직업들도 머잖아 기계로 대체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미래가 매우 불투명하다.
한편, 인지과학자 아베바 비르하네 교수(아일랜드 트리니티대)는 인간과 인공지능을 비교하는 건 인간의 인지를 완전히 파악조차 하지 못했는데, 기계 지능인 인공지능과 비교한다는 거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실존적 관점에서, 선택과 그에 따른 책임

로봇과 인공지능의 등장과 변화, 발전을 두고 세계적 석학들 사이에서도 핑크빛 미래를 전망하는 입장과 꼭 긍정적인 미래가 펼쳐지지 않을 거라는 예측으로 나뉜다.
이미 출현해 발전을 거듭하는 로봇과 인공지능. 어떻게 쓰고, 활용할지는 오로지 인간 손에 다렸다. 실존적 관점에서 어떤 선택이든 그에 대한 책임을 고려한 의사결정만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 아닐까. 앞날은 누구도 알 수 없다.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