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시간 여행지 ‘군산’

신흥동 명신슈퍼

군산은 대표적 레트로 여행지다. 금방이라도 모던 걸, 모던 보이가 거리를 활보할 것 같은 느낌의 예스러운 골목과 과거 일제 강점기 때 지어졌던 적산 가옥이 즐비한 동네를 돌아보노라면 마치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들어온 것 같다.

근대 건축물부터 신흥동일본식가옥을 비롯한 적산가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말랭이마을과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까지. 군산 시간 여행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근대적 요소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바람 살랑 부는 볕 좋은 5월, 군산으로의 레트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한번에 감상할 수 있는 근대건축물

군산 바다가 바로 보이는 장미동 일대에 일제강점기 시절, 침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진 근대건축물이 우뚝 서있다. 사적으로 등록된 호남관세박물관과 일본 제18은행 군산지점으로 쓰이다 현재 미술작품 전시와 안중근 의사의 다양한 기록물 전시 공간인 근대미술관, 1922년 일제 강점기 침탈적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대표 은행,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으로 사용됐던 ‘근대건축관’이다.

해상 물류 유통 중심지 옛 군산의 모습과 국제 무역항으로서 군산을 보여주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통합권(3,000)을 끊으면 근대건축물까지 둘러볼 수 있다.

근대미술관(옛 일본 제18은행)

뜬다리 부두 (부잔교)

근대건축물을 쭉 돌아보고 나서 바로 옆 ‘진포해양테마공원’으로 발길을 돌리면 군산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근대 유산, 뜬다리 부두를 만날 수 있다.

1899년 개항 후 일제가 수출입 화물 작업을 위해 수위에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뜬다리를 만들었다고 하며, 현재는 등록문화재이다.

군산 뜬다리부두(부잔교)

일본식 가옥을 볼 수 있는 말랭이 마을

군산 신흥동에는 히로쓰 가옥을 중심으로 1930~1940년대 무렵 일본인들이 이곳에 집 짓고 살면서 주거지가 형성되었다. 히로쓰 기치사브로라는 미곡상이자 대지주가 살았던 신흥동 일본식 가옥은 이층집으로, 내부는 들여다볼 수 없지만 설명에 따르면 일본식 주거 양식에 서양식 응접실, 한국식 온돌을 결합해 지은, 여러 문화를 절충한 집이라고 한다.

군산 신흥동 일본식 가옥(히로쓰 가옥)

말랭이 마을은 6‧25 전쟁 때 피란민이 신흥동 일대에 터 닦고 살면서 형성된 동네다. 바위 위에 판잣집을 다닥다닥 대어 집을 지었는데, 산비탈을 의미하는 전라도 사투리 ‘말랭이’에서 유래해 말랭이 마을이라 불렸다고 한다.

현재 말랭이 마을에는 탤런트 김수미 씨 집을 비롯해 신흥양조장, 추억전시관, 이야기 마당, 신흥동 일본식 가옥을 볼 수 있다. 또 1950~1970년대에나 볼법한 빈티지 느낌의 명신슈퍼도 동네 한복판에 떡하고 버티고 있다. 현재 이 일대는 아주 오래돼 보이는 일본식 가옥부터 이곳 느낌에 어울리는 아기자기한 가게와 카페들이 즐비해 있다.

예전 슈퍼 모습 그대로인 ‘명신슈퍼’

국내 유일 일본식 사찰 ‘동국사’

신흥동에서 남쪽으로 놓인 길(월명로)을 건너 살짝 비탈진 길을 오르면 국내 사찰 양식과는 딴판인 사찰, 동국사를 만날 수 있다.

1909년 6월 일본 승려 우찌다 스님이 금강선사라는 이름으로 포교소로 문을 연 뒤 1913년 현재 금광동으로 옮겨와 대웅전과 요사를 지었다고 한다. 동국사 대웅전의 외관은 단층팔자지붕 홀처마 형식의 에도시대 건축 양식이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한국 전통 사찰에서는 보이지 않는 급경사의 지붕에 이질감이 느껴졌다. 범종은 우리나라 범종의 5분의 1 크기 정도 되는 아주 작은 종으로, 일본 경도에서 주조되었다고 한다. 사찰을 짓는 데 쓰인 목재 역시 모두 일본 쓰기목이라고 하니 사찰이 딛고 있는 땅만 한국 땅일 뿐 사찰 자체는 일본식 사찰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의 뼈아픈 근현대사를 증명하는 건축물로 잊지 말아야 할 식민지 시대의 아픔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 중이다.

국내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

폐선로에서 추억 만들기, 경암동 철길마을

군산에서 또 하나의 레트로 느낌을 만끽하고 싶다면, 군산 고속버스터미널 인근의 경암동 철길마을을 찾아보자.

옛 군산역과 폐철도를 없애지 않고 관광 자원으로 활용 중이다. 머리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옛 교복 차려입고 해맑게 웃으며 학창 시절을 추억하고, 부모님과 함께 이곳을 찾은 아이들은 연탄불 위에서 뽑기 체험하며 예전 아이들의 모습을 재현했다.

경암동 철길마을

기찻길을 가운데 두고 양옆에 들어선 가게들은 못난이 삼형제, 쫀드기와 뽀빠이 등 각종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들을 꺼내놓고 지나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경암동 철길마을에서 교복 빌려 입고 인생 사진도 건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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